“공개SW 활성화 정책이 서서히 업계의‘태도변화’를 이끌고 있다”   
김동민 공개SW협회 회장
2009년 12월 31일 (목) 12:44:30 차향미 기자chakitty@itdaily.kr

   
▲ 김동민 공개SW협회 회장
올 한해 국내SW개발 및 IT서비스 관련기업(200개 대상) 공개SW전문인력 수급현황 조사(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따르면, 공개 SW관련제품을 개발 또는 서비스 제공 업체는 76%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향후 공개SW도입 계획이 있는 업체는 23%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실시한 공개SW사용현황 조사와 비교, 민간부문(55%)과 공공부문(86.2%)에 비해 높은 공개SW도입률을 보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공개SW시장은 통계로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작다. 1999년 리눅스협의회가 만들어졌을 당시만 해도 300여개 회원사가 등록돼 있었지만, 지금은 30여개 회원사가 전부다. 김동민 회장은 현재 공개SW협회에 남은 회원사들을‘공개SW 매니아’로 표현하고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개SW에 대한‘열정’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던 공개SW시장이 최근 들어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상암동에는 공개SW역량프라자가 오픈하는가 하면, 내년에는‘트레이닝 센터’도 구축 예정에 있다. 대기업들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IBM은 메인프레임에 리눅스를 탑재한‘메인프레임’계획을 발표, 파트너를 모집하고 있다. 또 예전 리눅스 중심의 공개SW 시장은 미들웨어 및 각종 솔루션(CRM, BPM, DBMS, 개발툴 등)으로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한,중,일 3국은 클라우드, 그린 컴퓨팅, 스마트그리드, 모바일 등 최신 SW 정보를 공유하는 등 공개SW 산업활성화 방안을 위한 자리를 가지는 한편, 한국공개SW협회 역시‘제1회 공개SW데이’‘공개SW공모대전’등을 진행하며 공개SW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공개SW에 대한 정부 지원이 가시화 되면서 정부, 기업, 기관 등 IT업계에서‘공개SW’가 또 다시 화젯거리로 급 부상하고 있다. 한국공개SW협회 김동민 회장을 만나 공개SW 시장 동향과 문제점을 되짚어보고,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전망해 본다.
<차향미 기자>

2010년 한,중,일 공개SW 개최지는‘한국’
지난 3월 취임한 한국공개SW협회 김동민 회장은 올 한해 동안 국내 공개SW 산업과 관련, 한,중,일 협력을 위한‘한국공개SW활성화포럼’, 공개SW분야 개발인력 발굴 및 양성을 위한‘공개SW공모대전’, 공개SW전문인력 수급을 위한‘제1회 공개SW데이’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김동민 회장은 그 중에서도‘제1회 공개SW데이’행사를 올 한해 협회에서의 가장 큰 가시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제9차 한?중?일 공개소프트웨어 활성화 포럼개최지가 한국”이라며,“ 이 역시 국내 SW산업 기반 확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공개SW 부진 이유는‘인식 부족’이 가장 큰 이유
2004년부터 공개SW활성화 정책에 대한‘말’은 있었지만, 공개SW에 대한 인식부족 및 개발 기반 미조성 등으로 시장은 자연스레 침체됐다. 공개SW에 활성화에 대한 정책이 마련돼 점점 활기를 띄는 미국,유럽 등과 달리, 한 마디로 국내 공개SW 시장은‘어둠’그 자체였다.
국내 공개SW환경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원인에 대해 김 회장은“공개SW를 쉽게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산업 자체도활성화가 되는 것”이라며,“ 테스트 기반 환경 자체도 구축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일반인들이 리눅스 등 공개SW에 접할 수 있는 공간, 배움터를 만드는 것 역시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그간 공개SW는 대중에게 인지도도 없을뿐더러, 전문가도 양성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지 못하는 등‘3박자’모두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회장은“300명의 인재만 확보해도 공개SW 강국이 될 수 있다, 저변확대를 위해서 힘쓰는 부분이 필요하다”며,“ 캠페인 및 주기적인 세미나 등 공개SW 가치 확산을 위한 사례홍보 및 교육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사용자가 쉽게 쓸 수 있도록 해야 발전
공개SW는 국내SW발전의 축이 되는 사업임에도 불구,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활성화 되지 못했다. 공개SW 초기 사업이 주로 리눅스 기반 OS판매 및 서비스에 한정돼 사업범위 및 활성화 기반이 부족한 탓도 적지 않다. 또 공개SW에 대한 인식부족, 공개SW신뢰도 미확보, 공개SW 개발을 위한 생태계 기반미비 등 다양한 요인이 이유로 지적되고 있다.
성공한 공개SW는 사실상 리눅스 뿐만 아니라 웹서버, 데이터베이스, WAS, 웹브라우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소비자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이유는 소비자가 공개SW를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협회 측 입장이다. 즉, 공개SW를 소비자가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포하는 것이 정부와 국내기업의 과제라는 것이다.
김 회장은 그러나“지난 2004년부터 정부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공개SW활성화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개SW 기반의 교육혁신, 공개SW 인력양성, 동북아 공개SW 국제협력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번 한?중?일 3국 국장급 공개SW 협력회의는 지난 2003년 3국의 IT장관급 회담의 협력약정 후속조치로 매년 개최돼 온 것으로, 올해가 8번째다. 꽤 오랫 동안 SW 기반 확충을 위한 협력과 정책적 노력이 이어져 온 셈이지만, 눈에 보이는‘큰 성과’가 없었다는 비판도 피할 수는 없다. 이와 관련, 김 회장은“SW부문은 한두 번의 회의나 몇 가지 협력 방안의 추진으로 산업 경쟁력을 단번에 끌어올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며,“ SW는 우수 인력 양성과 확충을 통해 꾸준히기반을다져야효과를낼수있는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공개SW 활성화, 서서히‘속도’내야
최근 정부가 우리나라를 공개SW의 동북아 허브로 집중 육성키로 하면서 공개SW산업 육성 전담조직인‘공개SW역량프라자’를 발족하는 것은 물론, 이와 연계한 국제 협력도 대폭 강화키로 했다. 그러나 사실 한,중,일 3국이 협력해 정부차원에서 이뤄지는 정책들이‘지지부진’하다는 업계의 볼멘소리가 없진 않았다. 실용정부 이후 공개SW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한‘말’은 있었지만 실질적 대책은 느끼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동민 회장은“지속적으로 정책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그간 공개SW활성화 정책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탓도 있었다”면서도, “정책 면에서는 단계별로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개SW산업 육성대책이 기존의 리눅스 기반 활성화에서 공개SW 전반으로 그 범위가 확대됐고, 공개SW 거버넌스와 인력양성 관련 부분에 있어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개SW기반조성을 위한 정책에서 공개SW기반확산을 위한 정책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즉, 기존 정책이 공개SW를 사용하기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사업들을 추진했다면, 최근 정책은 공개SW기반의 교육혁신, 공개SW국제협력, 공개SW 인력양성 등에 집중해 공개SW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지경부 지원으로 공개SW데이가 개최됐으며, 솔루션을개발하고테스트해볼수있는역량프라자도오픈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진일보된 공개SW의 지원책들은 정부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이미 일본은 민간중심으로, 중국은 정부주도하에 공개SW 산업 활성화 방안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한국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동민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독점적인 국내 시장 구조체제 바뀌어야
글로벌 기업의 독점적 시장구조를 어떻게 개편해야 하는지요.
▶ 공개SW는 기존 MS 및 해외 벤더들이 주로 영업하는 라이선스 기반의 사업과 별개로 서비스 사업에서의 경쟁입니다. 따라서 IT서비스 사업을 확대한다면 해외 업체들이 점유하고 있는 IT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호환이나 보안 문제는 글로벌 기업보다 공개SW 솔루션이 경쟁력 있는 부분입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구조 개편이 필요한 것보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해결돼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개SW 호환,보완,비용문제, 해결책은.
▶ 공개SW소스코드가 복잡해 사용자 편의성 친화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상용SW와도 경쟁할 만큼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공개SW가 늘고 있습니다. 이런 단점은 점차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벌써 일부 공개SW 중에는 상용SW보다 사용하기 쉬운 것도 있습니다.

공개SW라 하더라도, 매뉴얼 설치, 교육, AS 등 비용이 지불돼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하는데요.
▶ 정부에서 지원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사용대상이 있어야 투자도 된다고 봅니다. 정부의 공개SW 지원은‘사용에 대한 투자’가 먼저일 것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기업이나 커뮤니티에서 매뉴얼이나 기술지원을 하는 곳이 많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개SW에 대한 호환, 보안위협 등에 대한 문제가 끊이질 않고 있는데요.
▶ 보안 부분은 접근/대응 방법에 따라 다양한 시선이 있으므로 꼭 공개SW 부분이 취약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또‘공개SW와 호환되는 애플리케이션이 많지 않다’는 등 비공개SW 호환을 향한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공개SW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유럽 등은 크게 활성
현재 미국,유럽 등 선진국들의 공개SW 활성화 방안이 궁금합니다.
▶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시장을 중심으로 공개SW가 활성화 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정부가 공개SW를 증진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채택, 공개SW 사용가이드라인을 발표해 독점 SW와 공정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시장체계를 개선시켰습니다. 프랑스는 1999년 공공행정기관 내 공개SW 사용 강제안은 물론, 2000년 애플리케이션 소스코드 공개 및‘소프트웨어 상호호환성에 대한 권리’에 초점을 둔 법안을 마련했습니다. 이외에도 핀란드, 스웨덴, 스페인 등도 공공기관 내 애플리케이션에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면 공개SW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외국 사례처럼 국내에서도 정부 등 특별기관에서 공개SW 쓸 수 있도록 강조조항 등 환경을 조성해줘야 합니다. 강제규제책 없는 활성화 방안은‘밑 빠진 독’일 수 있습니다.

   
▲ “한국의 SW분야 잠재성은 세계최고”향후 협회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개SW 협력유도와 공개SW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개발 부문의 경쟁력은 한국이‘세계 최고’
한국 SW분야에서의 개발, 인적자원 등 성장 잠재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 하십니까.
▶ 한국의 SW분야의 잠재성은 세계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국내에서 그 가치를 알지 못하고, SW인력을 양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 잠재성을 살리기가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SW기술인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설계 및 분석, 프로그래밍 언어, SW공학, 테스트, 개발방법론, 표준화 등 많은 분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들은 성장에 꼭 필요한 과도기적인 현상이며 SW경쟁력 제고를 위한 공공 및 민간의 노력을 볼 때, 국내 SW개발 분야의 향후 성장 잠재성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공개SW를 친환경과 접목시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는지요.
▶ 그린IT란 최적의 리소스로 최고의 성능을 내는 IT환경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에 공개돼 있는 검증된 공개SW를 활용해 필요한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SW개발 분야의 진정한 그린 IT라고 생각합니다. 공개SW에서는 공개SW를 활용한 그린IT 실현방안에 대한 연구를 주제로 하는 TFT 구성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 그린IT 실천을 위해서는 건설, 에너지, 교통, 환경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며 이를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2010년 계획은.
▶ 그 동안 한국공개SW협회가 공개SW의 안정성 및 신뢰성을 홍보하고 공공기관의 공개SW 도입 및 적용에 관한 컨설팅 등 공개SW 기반조성을 주요 목표로 운영했다면 향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공개SW협력유도와 공개SW 전문인력 양성에 보다 중점적으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공개SW기술의 적용확대를 위해 기존 IT서비스/패키지SW분야 공개SW관련 기업뿐만 아니라, IT/SW 관련기업 회원을 보강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