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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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과 삼성의 묘한 동거가 일어났다. 구글이 5월15일 개막한 ‘제6회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구글 I/O 2013)에서 ‘갤럭시S4′를 소개했다. 이 제품은 이름은 ‘갤럭시’인데 운영체제는 ‘넥서스’ 시리즈와 같은 스톡 안드로이드 OS다.

스톡 안드로이드는 구글이 제조사들에게 건네주는 가장 기본 안드로이드를 말하는데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여기에 터치위즈나 센스 같은 인터페이스 런처를 더한다. 여기에 여러 앱을 얹어 기능을 더하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메모리, 성능, 최적화 등의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새로 내놓아도 이게 실제 제품에 업데이트되는 데 6개월에서 1년까지 걸리는 이유가 이 최적화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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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구글이 직접 관여하는 넥서스 시리즈의 경우 구글이 아예 안드로이드 개발의 가이드로 삼고 이 제품들을 통해 새 운영체제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발표와 거의 동시에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통신사 앱이나 제조사가 깔고 싶은 여러 기능들은 최대한 배제되기 때문에 운영체제도 한결 가볍다. 필요에 따라 이용자가 직접 런처를 설치해서 꾸미거나 앱으로 기능을 더할 수 있다.

구글이 발표한 새 갤럭시S4에는 안드로이드+터치위즈가 아니라 이 스톡 안드로이드 자체가 올라간다. 판매는 구글플레이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지고 T모바일과 AT&T를 통해서 개통할 수 있는 LTE폰이다. 16GB의 저장공간을 가졌고 부트로더는 언락돼 있다. 구글은 ‘넥서스 이용자 경험’을 할 수 있고 ‘즉각적인 운영체제 업데이트’도 약속했다. 정확한 하드웨어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미국에서 판매되는 스냅드래곤 600 제품일 가능성이 높다.

이 갤럭시S4 언락폰은 사실상의 차세대 넥서스 스마트폰이나 다름없다. 넥서스라는 이름만 없을 뿐 운영체제와 그 지원은 넥서스4와 똑같이 이뤄진다. 다만 넥서스 시리즈의 강점이었던 저렴한 가격은 해당되지 않는다. 구글이 내놓는 갤럭시S4 가격은 649달러로 다소 비싼 편이다. 넥서스4는 당시로서는 가장 좋은 하드웨어를 갖추고 16GB 제품이 349달러에 판매된 바 있다.

현재 구글은 LG전자와 차세대 넥서스 스마트폰을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었고, 새 안드로이드는 모토로라를 통해 X폰이라는 이름으로 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전해졌던 터라 이번 스톡OS 갤럭시S4는 예상하지 못한 제품이다.

한편 이번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키라임파이와 모토로라 X폰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지난해 6월에 열린 구글 I/O에서 안드로이드4.1 젤리빈이 발표된 이후 12월에 마이너 업데이트인 4.2가 배포됐고, 곧 일부 기능이 수정된 4.3이 공개될 것이라는 조짐만 있을 뿐 메이저 업데이트가 1년 동안 이뤄지지 않은 적은 없었다. 특히 구글 I/O에서 새 안드로이드에 대한 언급이 없이 넘어가는 것도 의외다.

안드로이드4.3에 대해서는 구글 개발자 사이트에 관련 정보가 잠깐 노출되는 ‘사고’로 형체가 드러났는데, 발표 시기는 6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언락 갤럭시S4의 판매일을 6월26일로 멀찌감치 잡아둔 이유도 갤럭시S4를 안드로이드4.3으로 개발중이고 이때쯤 완성돼 새 하드웨어와 운영체제를 함께 배포하려는 전략일 가능성이 높다. 어쨌건 모토로라 X폰과 키라임파이는 더 기다려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