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리눅스재단의 짐 젬린 수석이사는 최근 "2013년은 모든 것에 리눅스가 있게 된 해"라고 선언했다. 확실히 2013년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리눅스와 오픈소스SW의 급성장, 오픈소스 방법론의 조용한 확산이 두드러졌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은 2013년 리눅스와 오픈소스 진영에서 벌어졌던 5대 관전포인트를 정리했다.

 

리눅스는 슈퍼컴퓨터 영역에서 주로 힘을 발휘해왔지만, 올해들어 리눅스와 오픈소스 개발방법론은 모든 컴퓨팅 영역으로 확산됐다. 자동차부터 클라우드, 사용자 컴퓨팅에 이르기까지 리눅스와 오픈소스가 퍼지지 않은 곳이 없다.

 

미국 지디넷의 스티븐 보간니콜스는 20년전 리눅스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올해만큼 급진적인 움직임은 처음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1. 오픈소스SW 방법론의 확산

 

오늘날 오픈소스를 사용하지 않거나 만들지 않는 개발자를 찾기 힘들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조차 오픈소스에 막대한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MS는 노드JS 같은 자바스크립트 엔진에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리눅스 개발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가장 놀라운 사실은 수많은 주요 기업들이 리눅스재단의 지원군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만 놓고보면 리눅스재단은 사물인터넷(IoT)의 올신얼라이언스(Allseenalliance), 오픈소스 의학조사 오픈BEL,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의 오픈데이라이트, KVM 및 젠 가상화를 위한 오픈버추얼라이제이션얼라이언스(OVA)와 젠프로젝트 등을 끌어안았다.

 

리눅스재단과 별개로 페이스북은 오픈컴퓨트프로젝트(OCP)로 오픈소스 방법론을 데이터센터 전반으로 확산시켰다. 아파치재단 역시 빅데이터 진영에서 하둡, 루신(Lucene), 솔라(Solr) 등을 계속 발전시켰다.

 

지금까지 거론한 모든 프로젝트들은 과거 적대관계였던 회사들이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인다. 회사를 적과 함께 일하게 하는데 오픈소스가 어떤 마법을 부리거나 정치적 힘을 발휘한 건 아니다. 각 회사들이 오픈소스를 사용함으로써 최고의 SW를 최소비용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입증됐기 때문이다.

 

실용성 측면에서 이 회사들은 오픈소스로 모았다가 이익을 나누는 것이 독점적인 소유 SW를 개발하는 것보다 비즈니스에 더 나은 결과를 준다고 결론 내렸다.

 

2. 크롬북의 성장

 

구글의 리눅스에 기반한 크롬북이 얼마나 대중화됐느냐는 반론의 여지가 많다. 하지만 크롬북이 빠르게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현재 크롬북을 내놓지 않은 델은 내년초 첫번째 크롬북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전자도 크롬베이스라는 크롬OS를 탑재한 올인원PC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안드로이드는 데스크톱으로 한발짝 더 다가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에이수스는 올해 안드로이드와 윈도8을 모두 탑재한 노트북 '트랜스포머 AiO'를 내놨다.

 

이에 복수의 PC 제조업체들이 오는 1월 소비자가전쇼(CES)2013 박람회에 윈도8.1과 안드로이드를 모두 설치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란 소식이다.

 

MS의 윈도8.1은 이전 버전에서 업그레이드를 이끌어내기 위해 분투중이다. 그러나 MS는 서피스 태블릿으로 PC 파트너와 직접 경쟁하고 있다. PC 제조업체가 열광적인 리눅스 사용자를 넘어 일반인을 위한 리눅스 기반의 데스크톱을 내놓기 시작하리란 전망은 가능성높은 시나리오다.

 

3. 스팀OS와 리눅스 게임기

 

사실 기기 측면에서 올해 데스크톱보다 더 강조돼야 할 건 밸브란 PC게임회사다. 스팀이란 게임유통플랫폼을 운영해온 이 회사는 올해 데비안 계열 리눅스인 스팀OS를 공개하며 오픈소스 게임콘솔의 서막을 열었다.

 

수많은 회사들이 오픈소스SW와 리눅스에 투자할 때 밸브는 뚜렷한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 밸브는 자체 데스크톱 리눅스와 리눅스 게임콘솔인 스팀머신을 공개했다.

 

올해초 밸브의 게이브 뉴웰 최고경영자(CEO)는 "리눅스는 게임의 미래"라는 말을 했다. 그는 "소유 SW를 만들어 게임에 대한 통제력을 갖고, 게임 개발자를 관리하고, 조종하는 행태는 잘못된 것"이라 비판하며 "SW기업들은 오픈플랫폼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 클라우드, 리눅스는 어디에나 있다

 

데스크톱 리눅스는 크게 성장하지 못했지만, 클라우드 측면의 리눅스는 이론의 여지없이 생태계 지배력을 획득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EC2와 구글컴퓨트엔진, 오픈스택 등 대부분의 퍼블릭 클라우드 플랫폼이 리눅스와 여러 오픈소스SW에 기반해 만들어졌다.

 

퍼블릭 클라우드 위의 운영체제(OS)는 우분투, 센트OS, 수세리눅스엔터프라이즈서버(SLES), 오픈수세 등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MS의 윈도애저에서도 마찬가지다.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경우에도 리눅스는 우선 고려대상으로 꼽히고 있고, 유닉스 환경을 x86서버로 이전하려는 상황에서 리눅스는 윈도서버보다 더 많이 고려된다.

 

5. 안드로이드

 

안드로이드는 올해 스마트폰 분야에서 애플의 iOS를 뛰어넘었다. 올해 중반 안드로이드 태블릿도 점유율을 늘려 애플 아이패드를 넘어섰다. 이제 업계의 시선은 안드로이드와 iOS에 이은 3등 자리다.

 

PC 판매의 감소로 안드로이드는 사용자 컴퓨팅 환경에서 가장 널리 퍼진 OS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