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봉삼 기자/ paikshow@zdnet.co.kr

데이터 분석 기술을 이용한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백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 ‘이뮤너티’(Immunity)가 임상 시험 단계에 도달했다.

 

26일 주요 외신은 이뮤너티 프로젝트가 임상 시험 단계에 도달, 2016년 완성을 목표로 클라우드 펀딩을 통한 자금이 모집 중이라고 보도했다.

 

에이즈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를 통해 보통 걸리게 되며,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HIV 또는 HIV 감염이라고 한다. HIV는 병원균으로부터 인체를 지키는 기능을 담당하는 면역 세포를 감염시키는데, 에이즈는 백신 개발이 어려운 불치병으로 유명하다.

 

이런 에이즈를 극복하고자 컴퓨터 데이터 분석 기술을 통해 HIV 백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가 이뮤너티가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탠포드 대학의 리드 라부스만 의사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스탠포드 대학·하버드 대학·MIT·샌프란시스코의 벤처 기업 협회가 공동으로 추진 중이다.

 

▲ 이뮤너티 프로젝트

라부스만 박사 연구팀은 300명에 1명꼴로 HIV 항체를 가진 사람들(컨트롤러)의 존재를 알고서부터 이뮤너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연구를 통해 컨트롤러에게는 HIV가 휴면 상태로 있어 에이즈 발병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근거로 라부스만 박사 연구팀은 컨트롤러의 면역 체계를 조사, 어떤 방식으로 HIV를 휴면 상태로 있게 하는지를 분석하고 이를 모방함으로써 HIV 백신을 개발하려고 시도했다.

 

이 때 라부스만 박사가 이용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 e-사이언스 연구소가 개발한 스팸 필터링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다. 라부스만 박사는 의사이자 컴퓨터 과학자이기도 했기 때문에 HIV 유전자 데이터와 컨트롤러의 면역 체계에 대한 유전자 데이터를 컴퓨터로 분석, 그 생체 메커니즘을 리버스 엔지니어링(완성된 제품을 분석해 제품의 기본적인 설계 개념과 적용 기술을 파악하고 재현하는 것)해 HIV 백신을 개발하고자 노력 했다.

 

▲ 이뮤너티 프로젝트 라부스만 박사.

또한 이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 개발한 데이비드 해커만 박사는 스탠포드 대학에서 일한 라부스만 박사와 연구 동료로써 이뮤너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 기술을 구사해 개발된 이뮤너티 백신 시제품은 이미 생쥐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HIV를 휴면시키는 것에 성공했으며 그 효과가 입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올 11월까지 FDA 승인을 받아 12월 ‘단계1’ 임상 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외신에 따르면 세계에는 3천500만 명 이상의 HIV 감염자가 있고 그 중 70%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이남에 살고 있다. 매일 6천300명이 새로 HIV에 감염되고 매일 4천 명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하고 있다.

 


이뮤너티는 냉동 보관이 필요 없기 때문에 손쉽게 아프리카에 운송할 수도 있다. 또 계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HIV 치료를 위해 일상생활을 희생할 필요도 없다. 이뮤너티 프로젝트 연구팀은 HIV 백신을 완성시켜 세계의 HIV 감염자에게 무료로 배포한다는 계획이다.

 

외신은 올 12월부터 드디어 임상 시험이 시작하는 이뮤너티 프로젝트지만 완성까지는 추가 연구와 임상 시험, 인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를 위해서는 48만2천 달러, 약 5억2천만원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뮤너티 프로젝트 연구팀은 백신 개발 비용을 모두 클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모을 계획이며 현재 공식 사이트를 통해 출자를 모집 중이다. 출자금은 50 달러(약 5만4천원)부터 가능하며 100 달러(약 10만8천원)를 출자하면 프로젝트의 특설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서포터 인증을 받을 수 있다.

 

▲ 이뮤너티 프로젝트 클라우드 펀딩 사이트.

또 250 달러(약 27만원)를 기부하면 이뮤너티 연구원의 칭호와 티셔츠를 선물로 받는다. 아울러 1천 달러(약 108만원) 출자할 경우 이뮤너티 프로젝트 팀 구성원으로 인증서를 받게 되고, 1만 달러(약 1천80만원)를 출자하면 이뮤너티 프로젝트 연구실 투어에 초대받을 수 있는 특권이 주어진다.

 

5만 달러(약 5천398만원) 출자를 한 대상자는 미국 국내에 한정돼 이뮤너티 프로젝트 연구팀에 강연을 의뢰할 수 있는 권한이, 10만 달러(약 1억795만원) 출자 대상자에게는 아프리카에서 이뤄질 단계1 임상 시험에 참가할 자격이 주어진다. 이뮤너티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기한은 올 3월31일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