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우분투 리눅스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확산과 더불어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디바이스 너머의 인프라 단계에서 새로운 도전들이 시작된 지 오래다. 새 도전의 성공에 따라 데스크톱, 서버, 모바일 등 모든 디바이스가 우분투의 영향 아래 놓일지 모른다.

 

우분투는 현재 전세계 각국에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용 운영체제(OS)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새롭게 시작되는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에서 우분투의 채택이 활발하다. 오픈소스 클라우드 플랫폼인 오픈스택에서 우분투는 레드햇보다 더 자주 언급된다.

 

여기에 대규모 웹서비스를 위한 새 하드웨어 인프라로 ARM 아키텍처가 거론되며 우분투의 인기는 연일 상종가다. 우분투는 현 OS 플랫폼 가운데 가장 먼저 ARM 아키텍처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ARM 기반 서버용 주류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기세다.

 

이런 가운데 우분투 진영의 시선이 한국에 쏠렸다. 자생적으로 성장해온 우수한 개발자 풀과 함께 클라우드 및 모바일 분야의 거물 기업인 삼성전자가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클라우드 서비스, 우분투로 개발중

삼성전자는 현재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한 개인용 클라우드를 준비중이다. 2년여 준비기간을 거치며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현재 정식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고도화 작업을 진행중이다.

 

삼성전자의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는 하이브리드 모델로 만들어지고 있다. 퍼블릭 클라우드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삼성SDS에서 구축하는 ‘삼성SDS 퍼스널클라우드 서비스(SPCS)’의 연동모델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메시징, 콘텐츠, 스토리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다.

 

▲ 삼성SDS 퍼스널 클라우드 서비스(SPCS) 아키텍처

이 가운데 SPCS의 기반 플랫폼은 오픈스택이다. 삼성SDS가 지난 4월 미국 오픈스택서밋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SPCS는 오픈스택의 노바, 스위프트, 키스톤, 글랜스 등의 콤포넌트를 사용한다. 노바는 가상서버 엔진으로 작동하며, 스위프트가 사용자의 주요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다. 키스톤은 계정관리에 쓰이며, 글랜스는 인증을 담당한다.

 

여기에 SAN 오토부트 볼륨, 노바 백업 서비스, IP테이블을 이용한 네트워크 미터링, SDS 스케줄러 등이 커스터마이즈됐다. 애드온된 서비스로 자바SDK 서비스 포털, 매니지먼트 포털, 비즈니스 서포트 시스템, 셰프(Chef)를 활용한 자동화, 네기오스 커스텀 플러그인을 통한 매니지먼트 도구, 하드웨어 로드밸런서, 파이어월, 디도스, IPS 등이 있다.

 

▲ SPCS 기능

데이터센터는 미국 버지니아에 위치했다. AWS와 가까운 곳에 자리해 연동 속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한 위치 선정이다. AWS와 SPCS 하이브리드 컨트롤러와 모니터링 및 자동화 도구는 라이트스케일을 사용했다.

 

삼성SDS의 커크 김 매니저는 비용적 측면과 확장성 측면에서 오픈스택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작업은 삼성SDS에 라이트스케일과 캐노니컬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의 인프라에 우분투 오픈스택 배포판을 사용했다. 당연히 우분투 서버를 사용하며, 캐노니컬이 서비스 구축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정식으로 제공하게 되면, 전세계서 가장 많은 잠재적 사용자를 가진 개인용 클라우드가 등장하게 된다. 1억 이상의 사용자가 수시로 접속하고 24시간 내내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소비자용 클라우드다. 세계 최대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가 오픈스택과 우분투에 기반해 운영되는 것이다. 오픈스택과 우분투의 기술이 검증받는 중대한 시험대다.

 

■우분투 스마트폰 성패, 삼성전자와 LG전자 손에

아울러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로 군림하고 있다. 우분투를 모바일 OS로 자리매김하려 시도하는 캐노니컬과 우분투 진영의 노력이 큰 결실을 맺으려면 삼성전자를 제조 파트너로 끌어들여야 한다. 또한 구글의 레퍼런스폰을 개발해온 LG전자도 무시할 수 없는 파트너다.

 

캐노니컬은 현재 ZTE, 화웨이 등 중국 제조업체들과 우분투 터치 탑재 스마트폰 제작에 나선 상태지만, 삼성과 LG에도 구애의 시선을 보내는 상황이다.

 

▲ 캐노니컬 우분투 터치

삼성전자의 경우 타이젠이란 리눅스 기반의 또다른 자체 모바일OS를 개발중이지만, 구글의 독자행보에 대비해 우분투를 또 하나의 대안으로 검토할 수 있다. LG전자는 자체 OS가 없는 상태에서 우분투란 새 오픈소스 OS를 매력적인 대안으로 볼 수 있다. 캐노니컬은 올해초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 행사장 부스에서 우분투 터치를 탑재한 LG전자 제작의 넥서스4를 들고 나왔다.

 

■ARM서버 초읽기, 삼성전자의 수상한 행보

현재 서버업계의 관심사는 ARM 서버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대형 인터넷서비스업체들이 인프라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ARM 아키텍처 기반의 서버를 실험중이다. ARM홀딩스 역시 ARM 아키텍처를 64비트로 높이는 ARMv8 아키텍처를 발표해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ARM 서버는 저전력이면서 손쉽게 확장할 수 있고, 구축 비용이 저렴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규모 서버를 운영하는 인터넷서비스뿐 아니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분투는 ARM 서버 환경의 기반 OS로도 주목받는다. 2011년 ARM을 가장 먼저 지원한 OS로 이름을 올렸고, 적극적으로 ARM 서버의 사전테스트를 지원하고 나섰다. ARM서버 개발회사들에 기술지원 파트너로 손을 내밀었다. 각국의 우분투 개발자들 역시 ARM 서버에 우분투OS를 활용하려는 시도에 적극적이다.

 

▲ HP ARM 서버 레드스톤은 운영체제로 캐노니컬 우분투를 탑재해 출시된다.

ARM 기반 프로세서의 주요 생산회사도 엑시노스를 제조하는 삼성전자다. 애플의 ARM 프로세서 위탁생산도 삼성에서 맡아왔다. 각지에서 벌어지는 ARM 기반 서버 테스트에 삼성전자의 엑시노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재 ARM 프로세서를 활용한 서버 제품 개발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RM 서버 시장의 확산과 삼성전자의 서버 시장 진출이 맞물리는 상황은 캐노니컬과 우분투에게 주요 파트너의 등장을 의미한다.

 

삼성전자가 프로세서 제조를 넘어 서버회사로 거듭나려면, OS를 안정적이면서 고성능으로 구동할 수 있는 최적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ARM서버 주류 OS로 자리잡아가는 우분투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는 삼성전자와 캐노니컬의 모종의 협력이 진행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