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저술가 존슨은 오픈소스의 증발이 전 지구적인 규모의 전쟁이나 전염병과 같은 사건이 될 거라고 말했다. 디지털 시대에 오픈소스의 영향력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 산업에서 오픈소스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시장점유율은 2017년 현재 85%다. 15% 수준인 애플의 iOS도 역시 상당 부분에 오픈소스를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에도 쓰인다. 최근 프리미엄 자동차의 소프트웨어(SW) 코드는 1억줄을 넘어가는데 그중 상당 부분이 오픈소스다. 

모바일 산업 등 관련 기술이 복잡한 산업의 경우 오픈소스 기술의 채택과 활용은 생태계 활성화의 촉매가 된다. 사물인터넷(IoT)에서 오픈소스의 중요성이 더욱 큰 이유다. 앞으로 빠른 기술 발전, 확장성·호환성 요구 증대, 방대한 개발자 커뮤니티, 다양한 응용 도메인 솔루션 연동의 필요성 등 오픈소스에 기반한 기술의 역할은 점점 확대될 것이다. 

사물인터넷 기술은 차세대 성장과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한 핵심 기술이다. 하지만 기업들은 그 중심에 있는 오픈소스에 대한 고민과 고려가 부족하다. 이미 GE와 보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GE 프레딕스(Predix) 운영체제 일부와 보쉬 IoT 스위트를 통합한 핵심 소프트웨어를 구성하는 등 협력체계를 구축해 생태계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비즈니스 경쟁력을 위해 독자 기술을 보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공개하지 않되 나머지는 공개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 흐름과 달리 국내에선 아직까지 오픈소스 SW에 대한 인식과 참여가 많이 부족하다. 사물인터넷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우리에게 요구되는 변화는 다음과 같다. 

먼저 오픈소스 SW 개발은 부족함을 함께 채워가는 과정임을 인정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초기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참여자들의 노력으로 완성도가 높아져 종래에는 상용 SW를 능가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의 경우 오픈소스 SW 개발자의 미비한 점에 대한 비판이 앞선다. 오픈소스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이유다. 

다음은 오픈소스 SW에 대한 저조한 참여 의지와 교육문제다. 토론에 소극적인 우리 문화는 여지 없이 글로벌 오픈소스 프로젝트에서도 나타나 우리 개발자들의 참여는 매우 제한적이다. 또한 대부분 대학에서는 기존의 SW 개발 방식에 대한 교육을 답습해 많은 학생이 오픈소스 관련 툴이나 명령어도 모르고 졸업하는 경우가 많다. 오픈소스 참여 활성화를 위해 SW 중심 대학에서 시행하는 오픈소스 활용 및 참여교육이 필요한 이유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주요 개발자를 앞다퉈 영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오픈소스는 또 하나의 표준화 방식이라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사물인터넷은 표준의 역할이 중요하다. 장치와 서비스의 다양성 확보와 기기와 서비스 간 상호연동의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단체들이 기술 표준화에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다. 표준문서를 공개함으로써 제품들의 상호연동을 제공하는 것처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소프트웨어 자체를 공개해 상호연동을 지원한다. 모바일 기기 개발 시 안드로이드가 표준 플랫폼으로서 활용되는 것이 좋은 예다. 

복잡하고 다양한 기술로 구성된 사물인터넷 생태계는 글로벌 상호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표준과 오픈소스의 협력적인 상호 보완이 중요하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도 표준과 오픈소스의 협력 사례가 있다. ....[더 보기]

[출처]

- 송재승 세종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 원문보기 : http://opinion.mk.co.kr/view.php?year=2017&no=557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