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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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고 달리다보니 30년이 어느덧 훌쩍 지났습니다. 지난 30여년의 민간 경험을 공공에서 꽃피우겠습니다. 조선해양과 디지털 헬스, 가상현실(VR) 등 기존산업과 SW 및 ICT간 융합으로 국가산업 패러다임을 바꾸는데 매진, SW와 ICT를 통한 국민경제 성장에 기여하겠습니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은 삼성전자에서 32년을 일했다. 32년중 13년을 임원으로 있었고, 이중 6년은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김 원장이 지난해 10월 임용 및 승진한 공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126억 4000만 원)을 신고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부사장으로 퇴임하면 2년을 고문으로 '케어'한다. 이때 받는 연봉도 상당하다. 웬만한 기관장 연봉보다 많다. 그는 삼성 고문을 1년이상 남기고 지난해 10월 NIPA 원장으로 부임했다.

 

"돈만 보면 NIPA 원장이 '손해'지요. 가족과 상의하니 기꺼이 가라고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봉사가 더 소중하다면서요." 

 

김 원장은 삼성의 대표적 기술리더였다. 그룹 최고 기술인력에게 주는 ‘삼성 펠로(Fellow)’상(2006년)을 받았고, ‘자랑스러운 삼성인상’도 다섯 번이나 받았다. '자랑스런 삼성인상' 다섯 번 수상은 그가 기술 전문성 외에 '무언가'를 갖췄음을 말해준다. 

 

날씨가 제법 쌀쌀한 지난 18일, 서울 가락동 집무실에서 김 원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마침 이날은 그가 원장으로 취임(2018년 10월 18일)한지 꼭 세달째되는 날이였다. 김 원장은 "책임감이 더 커졌다"면서 "같이 일 해보니 직원들 맨파워가 좋다. 굉장히 열심히 일을 해 방향만 잘 잡아주면 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공공기관이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와보니 많이 다르다"면서 "공개(오픈) 조직이다보니 효율보다 소통과 협업이 더 중요하고,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NIPA가 창립(2009년 8월 23일)한지 10년째 되는 해다. 김 원장은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싱크탱크 및 이를 키워나가는 전담조직으로 NIPA 기능을 강화하겠다"면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신SW와 ICT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데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SW수출 확대를 위해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고 올해안에 포털을 구축해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 

 

=30여년의 기업 생활을 끝내고 공공기관장에 부임했다. 그동안의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마침 오늘이 취임한지 만 3개월째다. 산업계 현장에서 바라본 NIPA와 직접 이끄는 기관장으로서의 입장이 분명히 다르다. NIPA가 AI, 블록체인, VR과 AR 등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실행하는 전문기관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책임감도 더 커졌다. 30년간 축적한 기업 경험을 십분 활용해 속도감 있는 변화와 ICT 산업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이는데 힘을 쏟겠다.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포인트는 무엇인가 

 

▲신SW와 ICT산업의 신 성장동력을 이끌어내는게 핵심이다. 과기정통부가 정책을 개발하면 그 정책을 실현하고 모니터링하는 바람직한 사이클을 만들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직무 경험과 전문성, 본인 희망 등을 고려했다. 

AI산업 혁신을 담당할 'AI융합산업본부'와 규제샌드박스 등 신산업 규제혁신을 담당할 'ICT생태계본부'를 신설했다. 대형 국정과제를 기획 및 제안하고 총괄할 싱크탱크인 '전략기획단'도 새로 만들었다. 이를 통해 신SW와 ICT산업을 혁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키고 관련 전문기업을 신남방국가로 보다 활발히 진출시킬 계획이다. 

 

=NIPA 설립 목적은 정보통신산업 경쟁력 향상을 통한 국민 경제 발전이다. 어떤 실현 방안을 갖고 있나

 

▲AI, 블록체인, VR·AR 등 급성장하는 신SW가 앞으로도 성장동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정부 8대 선도사업을 주도할 수 있는 대형 국정과제를 제안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육성을 위해 시장 요구가 신속히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접점을 제공하고 관련 정책이 성과를 내도록 실행하는 것이 NIPA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신성장 동력 발굴 및 생태계 조성에 힘을 기울이겠다.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500조원 정도의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5~10년내 700~80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 했다. 가능한 목표인가 

 

▲과기정통부의 ICT실태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반도체, 휴대폰, 통신 등을 포함한 전체 ICT 산업의 생산 규모가 500조원 정도 된다. 이 중 SW는 52조원 정도다. 기존 ICT산업은 저성장 단계에 들어섰지만 신SW와 ICT 등 미래 주요 성장동력을 육성하고 산업 간의 융합을 촉진하면 700~800조원 규모를 달성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본다. 예를 들어, 올해 3월 서비스 예정인 5G처럼 신기술이 등장하면 신규 서비스와 전후방 연관 산업을 발굴해 국내 ICT산업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다. 

충북 제천에 있는 NIPA 본원 전경.

= AI와 블록체인, VR·AR 등 신SW 분야 성장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들 각 산업의 시장 현황과 성장 방안은 무엇인가 

 

▲AI 경우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와 비교하면 투자가 늦었고 규모도 작은 편이다. AI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투자 확대, 기업 가속 성장 생태계 조성, 주력산업에 AI를 전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블록체인도 마찬가지다. 경쟁국가 대비 투자가 늦었다. 하지만 아직 선진국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어 해볼만 하다. 유망서비스를 집중적으로 발굴하고 실증을 통해 레퍼런스를 축적하면 글로벌 진출이 가능하다고 본다.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는 응용분야를 올해 50개쯤 찾으려 한다. 이 중 일부만이라도 응용이 가능하다면 산업 육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VR과 AR은 킬러 서비스가 필요하다. 2021년 글로벌 시장 규모는 908억달러로 성장이 예상된다. 국내는 아직 엔터테인먼트 위주 초기 단계다. 그래도 국내가 다행인 점은 올해 5G가 서비스되기 때문에 다른 나라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 5G도 시작 단계이긴 하지만, 콘텐츠를 주고받을 수 있는 통로가 생긴 셈이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지금 생각 중인 것은 가상 동대문이나 가상 광화문 같은 테마파크다. 동대문은 쇼핑때문에만 가는 공간이 아니다. 복잡한 공간을 모두 다니지 않더라도 VR을 통해 동대문을 속속들이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를 생각 중이다. 여기에 한류를 결합해 아이돌 체험을 하는......[더보기]

 

[출처 : 지디넷코리아 http://www.zdnet.co.kr/view/?no=20190123221815]

[기자 : 방은주 기자 ejbang@zdnet.co.kr, 권상희 기자 sangheek@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