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잇 유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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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ICT 기업들이 자사의 인공지능 기술을 경쟁적으로 오픈소스화하고 있다. 


                              
                                                                                          <▲사진 = 삼성디스플레이>


최근 야후,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바이두, 삼성 등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SW 기술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있다. 이는 자사 기술을 공개함으로써 인공지능 생태계 진화를 앞당기고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자사 기술을 오픈함으로써 시장 영향력을 보다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안성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오픈소스화를 통해 더 많은 사용자와 개발자들이 프로젝트에 참여해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임은 물론 인력수급과 교육을 용이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야후는 지난 26일 자사의 딥러닝 SW인 ‘카페온스파크(CaffeOnSpark)’를 오픈소스화했다. 카페온스파크는 아파치 스파크 프레임워크에 기반을 뒀다. 야후는 카페온스파크를 자사의 이미지 서비스인 플리커에 적용해 이미지 처리에 활용해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 기술이 공개됨으로써 음성 패턴을 인식하거나 사진 또는 비디오의 내용을 식별함은 물론 딥러닝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야후는 또한 인공지능의 기반 기술이 되는 머신러닝 예제 데이터를 지난 1월 공개했다. 야후가 공개한 예제 데이터는 야후의 2000만 사용자가 2015년 2월부터 5월까지 야후 뉴스피드에 보낸 정보로, 약 1.5TB의 규모다. 야후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데이터는 머신러닝 연구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데이터를 얻을 수 없었다”며 “더 많은 연구단체들이 대규모 데이터 기반 머신러닝을 연구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바이두도 자체 개발한 AI SW를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자사 실리콘밸리 연구소에서 개발한 AI 기술인 WARP-CTC는 컴퓨터가 사람의 말을 인식하기 위해 필요한 머신러닝 기술에 적용됐다. 바이두는 이 SW를 통해 딥스피치(Deep Speech) 2 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자사의 인공지능 도우미 코타나(Cortana)와 스카이프 번역 음성 인식 기술 등을 오픈소스화했을 뿐 아니라 최근에는 딥러닝 툴 킷인 CNTK(Computation Network Toolkit)와 분산 머신러닝 툴 킷인 DMTK(Distributed Machine learning Tool Kit)를 오픈했다.  


구글은 텐서플로우(Google TensorFlow)를 오픈소스화 했다. 텐서플로우는 기계학습과 딥러닝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데이터 플로우 그래픽 방식(Data Flow Graph)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데이터 플로우 그래프는 수학 계산과 데이터의 흐름을 노드(Node)와 엣지(Edge)를 사용한 방향 그래프로 표현하는 것으로 인공지능 신경망 연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도 인공지능 기술을 위한 오픈소스 HW 빅서(Big Sur)를 공개했다. 빅서는 머신러닝 데이터를 학습할 때 사용되는 서버로,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 GPU가 8개 장착됐다. 여기에 페이스북은 딥러닝 모듈인 토치(Torch)도 오픈소스화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도 딥러닝 플랫폼인 ‘베레스(Veles)’를 지난해 11월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딥러닝 응용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분산형 플랫폼인 베레스는 개방형 범용 병렬 컴퓨팅 프레임워크인 ‘오픈(Open)CL’ 또는 GPU에서 수행하는 알고리즘을 C 프로그래밍 언어를 비롯한 산업 표준 언어를 사용해 작성할 수 있도록 하는 GPGPU 기술인 ‘쿠다(CUDA)’ 등을 사용한다. 


인공지능 연구가 핵무기 개발보다도 위험하기 때문에 반드시 기술이 오픈되어야 한다고 주장도 있다. 앨런 머스크 테슬라 자동차 CEO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발달하면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며 “인공지능의 악용을 막아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리는 것이고 이를 위해선 개발 내용이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이런 뜻에 동참한 기업과 주요 인물들은 약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연구자금을 모아 지난해 말 오픈AI(OpenAI)라는 비영리연구단체를 설립했다. 이들은 전 인류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인공지능 사업을 추진한다는 목표다. 


오픈AI 측은 “인공 지능이 잘못 만들어지거나 잘못 사용되면 사회에 얼마나 큰 피해를 입힐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없다”며 "전 세계 인류에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 기술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