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용 기자/ yong2@zdnet.co.kr
 
작년말 포레스터리서치는 2013년을 예상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이 성숙기에 돌입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성숙기에 들어간 클라우드가 어떤 변화를 보일 것인지 10가지 전망을 내놨다. 1년 뒤 해당 전망을 내놨던 포레스터리서치 연구원이 전망이 얼마나 현실화됐는지, 자아비판 성격의 글을 써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지디넷에 포레스터리서치의 제임스 스테이튼 연구원의 기고문이 실렸다. 제임스 스테이튼은 지난해 자신이 내놨던 클라우드와 IT시장 변화 예측을 항목별로 되돌아보고 성적을 매겼다.

 

그에 따르면, 클라우드는 어느정도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클라우드의 만개를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여전히 치워지지 않았다고 스테이튼은 지적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알파벳 등급은 스테이튼이 연초 예상한 것의 정확도라고 보면 된다.

1. 모든 것이 클라우드로 간다는 말을 멈추게 될 것

 

A등급. 그동안 기업과 IT서비스업체들은 모든 것이 클라우드로 간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올해 실무자들은 현재 성숙도와 역량에서 클라우드로 가야할 것과 그렇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다.

 

아키텍처의 방향성과 경제모델에 따라 퍼블릭 클라우드로 가지 말아야 할 전통적 워크로드들이 드러나고 있다. 대형 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에 대해 가상화의 새로운 이름이 아니라 전혀 별개의 환경이란 점을 인지했다는 조짐도 보인다. 기업 실무자들은 데이터센터에 있는 모든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로 가는 건 아니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2. 클라우드와 모바일의 통합

 

A등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배경으로  클라우드를 삼는 방법이 지배적인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상용 서비스형 모바일 백엔드(MBaaS)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이 단말기의 접속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도록 해준다. 기업 데이터센터 애플리케이션을 모바일 트래픽 폭증에서 보호하기도 한다.

 

다만, 대기업 중 이같은 시너지 효과를 받아들이는데 더딘 보이는 곳이 많다. 아직도 너무 많은 기업들이 MBaaS를 우회하려 한다. 자사가 보유한 웹 계층에 모바일 앱을 연결하려 하거나, 사무실로 되가져오려 하고 있다.

 

이는 모바일 앱에 불필요한 부담이다. 모바일이 기본 업무 시스템이 됨에 따라 백엔드를 우리에 가두게 될 수 있다고 스테이튼은 지적했다.

 

3. 클라우드 SLA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것

 

C등급. 여전히 앱 그 자체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력한 인식이 기업에 존재한다. 여전히 너무 많은 대기업이 자신들의 계약 협상에서 특정한 SLA를 요구하길 선호한다. 종종 발생하는 대형 클라우드 장애는 SLA계약에 대한 욕구를 촉진했다.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의 상황과 거리가 있다. 일단 대형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는 개별 고객과 SLA 협상을 거의 하지 않는다.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대신 SLA를 개방해 사용자 스스로 고민하도록 유도한다. 이에 많은 엔터프라이즈는 전문적인 매니지드 서비스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4. 클라우드 비용 모델링 현실화

 

C등급. 라이트스케일, 클라우딘, 클라우드크루저, 클라우드어빌리티 같은 클라우드 비용모니터링 도구가 급성장하고 있다. 단,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하는 대기업 다수가 이 도구들을 섞어쓰지는 않는다. 대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클라우드 비용 증가를 제어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의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 클라우드를 더 비용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대기업이 점차 자체적인 IT재무관리기술을 클라우드에 적용하기 시작했다는 신호도 나온다.

 

5. 운영부서가 클라우드를 이용하려는 개발팀에 자유를 줄 것.

 

D등급.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클라우드를 이용한 개발은 규범으로 자리잡는데 실패했다. 여전히 IT운영부서는 클라우드를 환영하기보다 적군으로 여긴다. 개발자들은 IT의 허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자유를 누리길 원한다. 개발자들은 IT를 기다리는데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공격적으로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기업은 보통 IT운영부서를 위원회에 완벽히 참여시킨다. 이런 경우 운영부서는 클라우드에서 어떤 새로운 역할을 할 것인지 이해하는 작업을 한다.

 

6. 백업과 재해복구에 클라우드 채택 증가

 

B등급. 포레스터 조사에 따르면, 서비스로서의 DR(DRaaS) 채택률은 23% 정도다. 클라우드에 자체적인 DR환경을 꾸린 비율은 21%다. 그리고 클라우드 상의 DR을 도입하려는 실험도 구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파일럿 단계의 프로젝트도 수년 안에 채택단계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포레스터는 2014년 이같은 추세가 급격히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한다. 백업재해복구는 회사가 클라우드로 가야하는 핵심이유란 응답이 많기 때문이다. DR을 클라우드로 보내기 위한 움직임은 파도를 형성했다. 다만, 몇몇 기업은 DR에 대한 클라우드 도입에 대해 공개적인 발표를 하지 않는데, DR이 경쟁자에 대한 차별점이라 보기 때문이다.

 

7. 클라우드를 코모디티와 동일시하는 걸 멈출 것

 

A등급. 새로운 형태의 클라우드 자원이 등장하고 있다.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인피니밴드, 10기가비트이더넷(GbE), GPU 등을 담은 새로운 자원으로 이뤄진 클라우드 서비스다. 그동안 클라우드는 저가의 코모디티 하드웨어에 기반한 것으로 인식돼 왔다.

 

점차. 베어메탈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 같은, 특징적인 환경을 내세우는 서비스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아마존, IBM, MS, HP, 구글 등 주요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가 특성화된 자원과 그 고객층을 새 가치사슬로 삼고 있다.

 

8. 클라우드와 AWS를 동일시하는 걸 멈출 것

 

A등급.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현재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의 독재자로 군림중이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자들의 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MS 윈도 애저가 IaaS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구글, IBM, HP, 세일즈포스닷컴 등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에서 성과를 보였다. 주요 기업들은 대형IT업체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여기고 있다. 컴캐스트, 페이팔, CERN, MIT 같은 곳은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를 도입했다.

 

9. 가상화의 발전이 클라우드란 인식을 떨쳐낼 것

 

C등급. 기업 IT운영부서들은 기존 VM웨어 환경을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재규정하기 위해 애를 썼다. 포레스터의 하드웨어 조사에서 유럽과 아시아 기어들은 이런 경향에 대한 주범으로 거론됐다. 이들은 클라우드를 가상화의 진보와 관련된 도구로 본다.

 

그러나 포레스터는 이런 경향에 완전히 F등급을 매기긴 어렵다고 평했다. 개별 인터뷰 결과 유럽, 아태지역 기업 실무자들이 가상화와 클라우드를 명확히 다르게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개발자에게 셀프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로비저닝을 완벽히 자동화하고, 서비스나 비용투명성을 표준화한다는 클라우드의 요구조건을 이들은 인식하고 있었다. 포레스터는 기업이 요구조건을 이해하지 못하는게 아니라 문화와 조직의 변화에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0. 개발자의 각성, 클라우드에서 전혀 다르지 않은 개발

 

B등급. 클라우드 개발자들은 젊고, 오픈소스를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들은 더 모바일 중심적이기도 하다. 반면, 과거 엔터프라이즈에서 사용해온 개발언어와 프레임워크, 개발방법론을 동일하게 사용하고 있다. 보다 현대화된 애플리케이션 아키텍처를 채택하는 흐름도 강해졌다.  워크로드 구성 자동화를 위한 옵스코드 셰프 채택도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