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기술들은 긴 베타테스트 기간을 거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일이 너무나 흔해서, 구글에서 완성된 제품을 배포하면 1면 뉴스감이 된다. 하지만 베타 버전을 구글 프로젝트의 열정적인 성장기에 비유한다면, 다 완성된 후의 성년기는 그에 비해 상당히 짧으며 더욱 가차없다. 구글기어스(Google Gears)를 생각해 보아라. 딱 4년 전에 처음으로 출시된 기어즈는 지난 주에 공식적으로 중단됐으며, 곧 HTML5의 같은 기술로 대체될 것이다.

기어즈는 2007년 초, 웹 개발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왔다. 기어즈의 목표는 웹 브라우저가 세션 간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하여, 전통적인 데스크톱 컴퓨팅 패러다임과 새로운 클라우드 컴퓨팅 세계의 격차를 메우는 것이었다. 중요한 데이터의 사본을 클라이언트 PC에 보존함으로써, 기어즈는 인터넷 연결이 끊겨있는 PC에서도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지속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의 기어즈 배포는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 배포된 인터넷 익스플로러 9, 그리고 곧 발표될 파이어폭스 4를 포함한 최신 브라우저들을 지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시작부터 기어즈를 내장했던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조차도 올해 후반기에 출시될 12버전부터는 기어즈 기술을 제외할 것이다.

기어즈의 죽음을 구글의 실패로 해석하고 싶겠지만, 그건 완전히 옳은 것은 아니다. 기어즈를 중단하려는 결정은 실패라기보다는, 공개 웹 표준을 홍보하는 구글의 노력이 승리를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리고 기어즈는 현재 진행중인 HTML 표준화 과정에 명확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실례를 제시하는 업계 선도력

돌아보면, 구글은 기어즈를 포기하려는 계획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개발자들에게 결국 기어즈 기술은 빠르면 2010년 12월부터 더 이상 사용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어즈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의 보도자료를 잘 읽어보면, 기어즈는 그 시작부터 프로젝트 종료일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 명확해진다.

기어즈가 시작된 지 약 1년 후인 2008년, 당시 구글 게발자 프로그램에서 일하던 디온 앨메어와 인터뷰를 했다. 그 때에도, 앨메어는 구글과 W3C의 HTML5 작업팀에서 유사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았다. 앨메어는 “현재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는 HTML5 제안서를 살펴볼 수도 있으며, 그러면 기어즈의 데이터베이스 API처럼 HTML5에도 데이터베이스 API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이것이 모두가 사용하는 웹의 일부가 되기를 정말로 원한다”고 밝혔다.

사실, 앨메어는 구글 기어즈 기술과 W3C가 머리를 짜내서 만든 HTML 규격 간에 별다른 구별을 하지 않는다. 앨메어는 “우리는 구글 기어즈를 세상에 내놓았다”며, “실제로 오프라인에서 동작하도록 만드는 이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 그러므로 이제 표준팀으로 돌아가서, 우리의 경험을 공유하며, 실제로 시험을 거친 이 기술을 표준화하는 일을 함께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어즈 기술이 W3C에 제안될 것이라는 것은 앨메어에게 뻔한 결론에 불과할 뿐 아니라, 기술이 현장에서 이미 테스트되었다는 것이 큰 차이를 만든다. 비록 그것이 단일 기업에 의해서 만들어지기는 했지만, “성공적으로 표준화된 기술과 그렇지 않을 기술을 살펴보자면, 내 입장에서는, 그것이 한결같이 실제로 테스트됐느냐 아니면 수많은 업체들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을 고민하고 있는가의 차이였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미래의 HTML 규격을 위한 청사진을 보여주기 위해 기어즈 기술을 만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또한 구글이 이런 “먼저 구현하고, 후에 표준화하는” 접근 방식을 따른 유일한 W3C 기여자는 아니다. 예를 들면, 모질라와 오페라는 둘 다 브라우저의 고유한 CSS 속성을 구현했으며, 이 둘 모두 현재의 공식적인 CSS 규격에 영향을 미쳤다.

앨메어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구글을 떠난 뒤 모질라재단의 개발자 툴 연구소를 이끌었으며, 그 후에는 HTML 중심 WebOS 플랫폼의 개발자 관계 책임자가 됐다. “실제 사례로 이끌어가는” 방식은 웹 표준 세계의 새로운 표어로 점점 더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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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블로터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