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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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이하 오픈소스)는 소프트웨어를 소유물로 보는 것에서 서비스를 받는다는 개념으로 흐름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사서 쓰던 것을 빌려 쓰는 것으로 바꾸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이는 최근 흐름이 ‘사용자 측면에서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까’로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송상효 한국공개소프트웨어협회장은 현재 소프트웨어 산업의 흐름을 언급하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상용 제품으로 소프트웨어를 바라보는 시각이 강해 현재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받는다는 생각에 부정적인 것이 다수”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오픈소스, 문제점까지 보증하지 않아

오픈소스는 완제품이라기보다는 반제품 성격을 갖고 있다. 개발자의 아이디어에 따라, 사용하는 곳에 따라 달라지는 이유이다. 그래서 극단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것 자체를 모르고 넘어갈 수 있다.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오픈소스가 무료이기 때문이다. 코드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마음대로 가져다 쓰면 된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쓰는 것이 자유이기 때문에 여기서 발생하는 문제를 책임지지는 않는다. 악성코드 등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무언가를 요구할 수 없다.

리눅스의 마스코트인 턱스 ⓒ Wikipedia

리눅스의 마스코트인 턱스 ⓒ Wikipedia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문제가 발생하는 것까지 책임져주는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 현재 오픈소스를 가지고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이런 것들이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하는 오픈소스와 서비스 되는 오프소스가 다른 경우가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송 회장은 “대부분 다운로드하는 경우는 툴인 경우가 많아서 정제가 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아무래도 서비스되는 오픈소스는 잘 정리되어 있고 발생하는 문제까지 관리해주기 때문에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오픈소스를 사용할 때 우리가 알아야 부분은 또 있다. 오픈소스는 ‘라이브러리’ 형식이 많다.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때 모든 소스코드를 개발하는 일은 흔치않다. 여기저기 소스코드를 끌어다가 쓰고, 몇 가지를 업데이트를 하거나 핵심적인 일정부분만 개발하거나 한다. 우리가 유의해야 할 점은 여기에 있다. 다운로드해 쓰는 것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소스코드를 받아서 내 소스코드를 넣어서 솔루션을 만들어 배포하게 됐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라이스센스별로 이용해야

오픈소스는 라이센스를 쓰는 데 자유이지만 배포할 때는 제약이 있다. 이는 라이센스별로 속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피엘은 강력한 라이센스로 대표적인 카피레프트이다. 오픈소스에 상용 소프트웨어의 결합을 허락하지 않는다. 개발자가 추가적으로 무언가를 만들게 되면 그 소스코드 역시 오픈을 해야만 한다. 다른 오픈소스 라이센스도 있다. 버클리 등과 같은 오픈소스 라이센스는 상용 소프트웨어와 결합을 해도 되고 오픈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만약 마음대로 결합하여 사용하게 되면 라이스별로 충돌이 생겨 소송을 당할 수 있다. 오픈소스를 사용할 때는 같은 속성의 라이센스별로 묶어 사용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순수하게 개발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쨌든 오픈할 때는 라이센스에 맞는 형태로 오픈해야만 뒤탈이 없는 셈이다.

“오픈소스가 이렇게 각기 다른 조건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인 부분도 있습니다. 사용했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는 점입니다. 출처를 밝히는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 안드로이드 계열 휴대폰과 같은 하드웨어 안에 쓰인 소프트웨어에 모든 라이센스가 공개되어 있다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송 회장은 “어떤 오픈소스가 있고 라이센스 규약은 무엇인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며 “소스코드 오픈은 사이트에 해도 되지만 사용했다는 것은 어떻게든 해야 하는데, 하드웨어인 경우에는 설명서에 다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오픈하지 않으면 소송을 당할 수 있다”며 “탐지하고 대체하는 솔루션도 있을 정도”라도 지적했다.

GNU GPL v3 로고 ⓒ Wikipedia

GNU GPL v3 로고 ⓒ Wikipedia

사실 최근 세계적으로 오픈소스 M&A가 되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이 무슨 소스코드를 썼는지 라이센스 검증부터 하는 것이 필수가 됐다. 국내에서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할 때는 어영부영 넘어갈 수 있지만 글로벌로 나가게 됐을 때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송 회장도 “해외에서는 오픈소스를 관리하는 책임자가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없다”며 “오픈소스에 대한 관리체계라고 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우리도 갖춰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업, 정부, 국민들의 시각 변화 필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오픈소스 발전을 위해 거버넌스만 마련된다면 세계와 경쟁도 가능한 것일까. 이에 대해 송 회장은 “오픈소스 생태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단순히 쓰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이 개발에 참여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해당 오픈소스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만큼 소프트웨어 산업에 우리나라의 영향력이 커지게 된답니다. 개발에 참여한다는 것은 예를 들어 주식을 받는 것처럼 그 만큼의 권리와 이익을 받는 것이니까요.”

송 회장은 “오픈소스 기반 관계형 데이터베이스 관리 시스템인 마이에스큐엘(MySQL)이 썬마이크로시스템즈(Sun Microsystems)에 매각되었는데, 이때 참여하는 개발자들에게 지분만큼 혜택이 돌아갔다”며 “오픈된 소스코드를 만들어놓고 그것이 잘 운영되도록 영역을 개발하면 그 영향력을 인정하게 되고, 그 영향력이 올라가면 기업에서 마치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이 되듯이 개발자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A라는 오픈소스가 10개 분야로 나눠져 있다고 해보자. 내가 개발에 참여해서 잘 해내면 1/10 영향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더 잘하게 되면 네 개의 부분을 하나로 관리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임원처럼 위원회 구성원이 되기도 한다.

오픈소스 생태계가 구축되기 위해서는 먼저 기업들의 생각이 변해야 한다. 예전에는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려면 내부 인력을 가지고 프로젝트를 운영했지만 지금은 비용도 많이 들뿐더러 품질도 오픈한 것보다 별로인 경우가 허다하다. 오픈소스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자기 마음대로 하면서 가치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후원이 필요한 이유이다.

쉬운 예로 안드로이드(android)가 있다. 보통 구글 소속으로 알지만 정확히는 아니다. 구글이 후원하는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다. 아이비엠도 이클립스(eclipse)를 사서 오픈을 했다. 현재 자발 개발 등 대부분 개발 기본 툴은 이클립스가 쓰이고 있다. 표준 개발 툴이 되어가고 있는 셈이다.

송 회장은 “대부분 해외 주요 프로젝트들이 대형 IT 그룹이 후원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에도 뛰어난 개발자들이 있지만 기업 후원이 활성화 되지 않아 외국기업으로 가는데, 이는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국민들의 인식변화도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서비스는 공짜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에 대한 유지보수 비용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가치를 지불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송 회장은 정부에게도 “미래 산업으로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포커스를 ‘수출주력 산업’으로 바꿀 필요도 있다”며 “수출주력 산업이 되면 서비스를 외국에 파는 형태로 인식 전환이 빨라지기 때문에 오픈소스 비즈니스들이 제조업만큼 활성화 될 것”이라고 의견을 내비쳤다.


※ 본 인터뷰는 9월 18일자 사이언스타임즈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