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보통신업계(ICT)에서 클라우드 컴퓨팅과 빅데이터, 모바일,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이 각광받고 있다. 이들 키워드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공개SW)라는 하나의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공개SW가 ICT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하면서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도 역시 정부·공공 부문을 비롯해 금융과 제조 등 각 산업부문에서는 공개SW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하지만 상용SW업계는 생존을 위협당할 수 있다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IT조선은 상용SW와 공개SW의 장단점을 비교하고 SW산업의 발전을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공개SW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기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 통신과 닷컴, 공공 부문, 금융 등을 비롯해 제조, 게임 등의 산업으로 확산 중이다. 공개SW의 도전장을 받은 상용SW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개SW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산업군은 금융과 정부공공 부문이다. 

금융권이 공개SW 도입에 속도를 내는 것은 클라우드 때문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가 완화되면서 클라우드와 오픈소스가 결합한 사업이 연이어 발주되고 있다. 

금융권은 과거 안정성을 이유로 공개SW를 배제해왔다. 하지만, 도입사례와 성공사례들이 증가하면서 최근 공개 SW를 활용한 시스템에 대한 불안정성 인식이 완전히 사라진 분위기다. 여기에 상용SW를 사용하면 드는 초기 도입비용과 라이선스 유지보수 비용 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공개 SW 도입을 부추기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6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를 비롯해 레드햇 제이보스 미들웨어 등을 도입해 오픈소스 시스템을 구축 완료했다. 현대카드도 2015년 오픈소스로 10여개의 웹서비스 환경을 전환하고 클라우드로 이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현대증권 등이 공개SW를 도입해 활용 중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2014년 한국거래소(KRX)가 공개SW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인 엑스추어 플러스'를 성공적으로 도입하면서 금융권에서도 공개SW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며 "비용절감 효과는 물론 자사가 주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점,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최적의 환경 구성 등 다양한 장점을 이유로 공개SW에 대한 관심과 활용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공공 부문도 공개SW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부문이다. 한국 정부는 2017년까지 공공부문 공개SW 적용 비율을 50%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SW 경쟁력을 키워 한국이 글로벌 SW 시장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목표다. 

행정자치부의 정부통합전산센터는 운영체제(OS)와 데이터베이스(DBMS), 미들웨어 등에 공개 SW를 채택해 활용 중이다. 서울시 다산콜센터도 공개SW 기반 데스크톱 가상화(VDI, Vitual Desktop Infrastructure) 솔루션을 도입했다. 서울시 데이터센터와 국방부 통합데이터센터도 공개 SW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기상청도 빅데이터 분석에 공개SW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 다음카카오, LG CNS, KT 등은 클라우드,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근간을 이루는 클라우드 플랫폼에 공개SW를 도입하고 있다. 

◆ 상용SW 업계 의견 분분…'SW 산업을 망치고 위기 조성한다', '용도 달라 큰 위기는 아니다'

공개SW에 대한 저변이 확대됨에 따라 상용SW 진영에서는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상용SW업계에서는 국내 SW 산업을 육성 발전시키겠다면서 공개SW를 활성화시키는 정부의 정책은 시장을 왜곡할 뿐만 아니라 한국에 진출한 외국계 SW 기업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 셈이라고 지적한다. 

외국계 SW 기업들이 공개SW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공개 SW를 활성화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국내 SW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주장이다. 글로벌 SW 기업들이 오픈소스와 관련한 저작권과 지식 재산권을 소유한 만큼 또 다른 종속을 불러와 결국은 외국 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개SW의 사용범위가 아직 일부 부문에 한정돼 있기 때문에 큰 우려를 표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례로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영역의 경우, 공개SW 기반의 오픈DBMS가 확장하는 추세지만, 그 영역이 한정돼 있다. 오픈소스 DBMS는 특정 분야에서 특정 기능에 특화된 경우가 많아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티맥스 관계자는 "오픈소스 DBMS는 범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화된 기능이 필요하거나 중요성이 떨어지는 데이터베이스(DB)에서만 쓰이고 있다"며 "여전히 빠른 분석과 중요성이 높은 DB영역에서는 상용DBMS가 쓰이기 때문에 우려할 정도는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출처]

IT조선 유진상 기자  jins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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